물을 좋아한다. 물놀이를 좋아하고, 행복한 어린 시절 기억 중 큰 조각이 수영장이다.
그럼에도 수영을 못했다. 물은 좋아하지만 몸에 힘을 못 빼서, 그런데도 좋아서 들락날락한 공간.
몇시에 들어가서 몇시에 나오든 환한 실내, 웅웅 울리는 소리, 희한하게 몸이 떠오르며 힘이 풀리는 기분, 축축하고 촉촉해진 몸, 나른해진 기분, 많이 귀찮은 뒷정리 따위의 기억.
워터파크 가면 구명조끼 입고, 바닷가 가면 첨벙이며 놀고, 수영에 아쉬움이 없었는데, 스쿠버다이빙이 하고 싶어졌다.
완전히 무음의 공간, 핸드폰도, 말소리도, 아무것도 안들리고 내 숨소리만 들리는 공간에 깊숙이 들어가고 싶단 생각이 들면서, 그럼 아예 수영부터 시작해서 물질 사람이 되어보잔 생각에 이르렀고,
마침 동네 구민 수영장이 리모델링을 해서 시설이 좋아진다는 상황이 주어졌고,
딱 맞게 직장 동료 두어명이 수영 영업을 엄청나게 해주셨고,
수강신청에 완전 성공하여서,
그렇게 주2회 저녁수영을 시작했다.
오늘 2회차 다녀왔다.
그동안 몰랐는데, 물속에서 호흡 내뱉는게 뜻밖에 무섭고 많이 짧다. 2007년에 두어달 다닐 땐 분명히 평영 초입부까지 배웠는데, 그 땐 호흡이 힘들단 생각보단 머리통에 열이 올라서 힘들어서 고생이었는데.
심장이 시큰하다. 부정맥 통증 초입부 느낌이 찌릿하게 와서 무섭다.
진짜로 숨이 짧아져서 시큰한 건지, 부정맥 통증 느낌이 나서 두려움에 시큰한 건지, 모르겠다. 왠지 느낌상 오히려 수영 호흡 연습하면 심장도 더 튼튼해질 것 같다는 근거없는 생각이 들어서, 주말에 자유수영 연습 가봐야겠다.
잘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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