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가 하다가, 스릴러 인가 하다가, 턱을 괴기도 했다가, 팔짱을 꽈악 끼기도 했다가, 한숨을 푸욱 내쉬기도 하면서 봤다.

 

아무런 악의 없는 순수를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대상으로 만드는 것은 아주 작은 말들이다. 아무 근거 없는 '병'이라는 말, 통상적인 감정에 대해 '사내녀석이'이라는 말, 별 의도도 생각도 없이 전하는 말, 말 말 말.

 

유키가 사는 방식은 정말 무방비인걸까?

알맹이 없이 나부끼는 말에 반응하지 않는 것.

가까운 것들의 아름다움에 몰두하는 것.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는 것.

이것들이 과연 약자가 할 수 있는 생의지일까?

약해본 적 없는 강자가 할 수 있는 생의지일까?

 

이토록 강한 사람과 교감한 미나토가 느낀 사랑이란 감정이, 과연 성별을 따져야 할 영역일까?

 

강자가 되어본 적 있는가?

강자를 사랑해본 적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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