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고/가만히

화가 났던 남자와 화가 났던 남자에 대한 영화를 봤다 - “오토라는 남자”

soroknote 2023. 5. 7. 23:21

한 몇 달, 2년 좀 안되는 시간 동안 아버지를 안봤다. 화가 났던 아버지에게 화가 나서, 더이상은 안봐주겠다고 굳게 결심하고 영 안 보기로 결심을 하고 안봤다.
계기가 생겨 아버지를 찾아갔고, 그 사이 불가능하리라 여긴 아버지의 화풀이는 하나님 아버지의 도움으로 가능했음을 보았고, 나도 화를 풀기로 했다.

말장난 같지만 사실이다.
때맞춰 화가 난 남자에 대한 영화가 개봉하는 걸 보며, 하나님이 이 화풀이의 대물림을 장난처럼 풀어주고 계신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을 나는 그렇게 느낀다.

화가 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화난 이유가 그들의 선량한 의도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당연하다, 세상에 처음부터 악의만 품고 성 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뉴스며 드라마가 갈수록 따가워지는 걸 감안하면 사회망이 해가 갈수록 탁해지는 걸 부정할 수 없겠으나, 톡 까놓고 말해 날 때부터 화난 사람이 어딨겠느냔 말이다.

사람은 제 나름의 선량한 마음들이, 서운하고, 버겁고, 외로울 때
화가 난다.

줄거리는 별 거 없다. 참견 받고, 참견 하고, 챙겨 먹이고, 받아 먹는 이야기. 그러다 친절해지는 이야기. 그러다 화가 풀리는 이야기.

친절 그거 진짜 별거 아닌데, 제때 못하면 진짜 큰 일난다.
제때 제때 친절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