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다/손에 담다

[부캐찾기] 도예 DAY2

soroknote 2022. 10. 19. 15:43

 

늘 무캐가 본캐인 듯 살아온 삶에 부캐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결심을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도예를 시작했다.

첫 시작의 발단은 사무치게 외로웠던 지난 추석연휴의 기억. 미쳐 돌아가시는 줄 알았고, 그때 처음으로 뭔가를 주물주물 만지작거리는 것이 넘나 다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슬라임을 만지작거려 보기도 했으나 세상 예쁜ㅆㄹㄱ(슬라임러버들께 죄송.. 저도 좋아하긴 하지만 사실은 사실)라는 게 마음에 걸려서 뭔가 생산하고 싶다 생각하다가, 원데이클래스로 화병을 빚어본 뒤 마침내 결심했다. '내 부캐는 도예로 하겠어.'

겨우 DAY2이지만, 일주일에 한번이지만, 세시간이지만, 아무것도 한 것도 아니고 안한 것도 아닌 상태 같지만,

너무나 행복하다.

 

차갑고도 깨끗한 흙이라는 존재의 촉감

원과 균형을 찾아가는 몰입

흙이 툴이 되어가는 과정에 개입하는 유용해지는 기분